나노벨
퇴근 좀 하자!

1화. 1.

주주야야비비. 영혼을 갈아 넣는 교대 근무의 끝은 늘 입안이 썼다. 무너져 내릴 듯한 몸을 이끌고 올라탄 낡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집으로 향하는 버튼을 누르고 차가운 벽에 기대어 핏발 선 눈을 감았다. 귓가를 맴도는 사람들의 날 선 신경질도, 관절마다 스며든 눅눅한 피로도 이 좁은 철창 안에서만큼은 잠시나마 단절된다. 그렇게 믿었다. 끼기기긱- 쾅! 섬뜩한 쇳소리와 함께 몸이 공중으로 붕 떴다. 추락이 아니었다. 승강기가 미친 듯한 속도로 위를 향해 솟구치고 있었다. “뭐야, 미친…!” 층수를 알리는 LED 패널이 핏빛으로 점멸했다. 15, 20, 30… 미친 듯이 올라가던 숫자가 ‘50’에서 멎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15층이 끝인데. 서늘한 이질감이 온몸의 솜털을 곤두세운 순간. 띵-. 경쾌한 도착음과 함께 굳게 닫혀 있던 철문이 서서히 열렸다. 순식간에 폐부를 찌르는 끈적하고 비릿한 피 냄새. 복도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붉은 근육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기괴한 형상이 천천히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퇴근 좀 하자! 1화. 1. | 나노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