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무당파
눈을 떴을 때,
나는 병원 침대가 아니라 낡은 나무 바닥 위에 누워 있었다.
코끝을 찌르는 건 소독약 냄새가 아니라
오래된 향 냄새와 젖은 나무 향이었다.
천장을 올려다보니 익숙한 흰색 조명이 아니라,
바람에 흔들리는 낡은 등불이 보였다.
"살아났구나."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하얀 도포를 입은 노인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머리는 백발이었고,
손에는 붉은 매듭이 달린 검은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누구세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노인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네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구나."
그 말에 나는 얼어붙었다.
기억이 없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갑자기 쏟아진 비와 함께 눈앞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곳이었다.
"여기가 어디죠?"
노인은 대답 대신 벽에 걸린 낡은 현판을 가리켰다.
무당(巫堂)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무당파.
수많은 무협 소설에서 등장하는 정파의 성지. 태극권과 검법으로 이름 높은 곳.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이곳은 소설 속 무당이 아니었다.
"남궁세가로 갈게야"
"그리 알거라"
내 대답 따윈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