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마지막 촬영
“컷!”
감독의 외침이 새벽 안개를 갈랐다.
수백 명의 스태프가 동시에 움직였고, 거대한 세트장 위에는 폭발 장면의 흔적과 조명이 어지럽게 남아 있었다. 그 한가운데,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강태준.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배우.
천만 관객 영화 세 편.
최고 남우주연상 다섯 번.
광고 계약만 수십 개.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천만배우."
하지만 아무도 몰랐다.
카메라가 꺼진 뒤의 강태준은 누구보다 외로운 사람이었다는 것을.
"태준아, 이번 작품 끝나면 좀 쉬어."
매니저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강태준은 웃었다.
"쉬면 잊히잖아."
그 말은 농담처럼 들렸지만, 그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배우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실패가 아니었다.
잊히는 것이었다.
그날 밤, 강태준은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혼자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비가 쏟아지는 고속도로.
눈앞이 순간적으로 번쩍였다.
그리고—
쾅!
세상이 뒤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