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벨
사과식초 살인마

1화. 1

새벽 2시 17분. 서울 외곽의 작은 원룸에서 한 남자가 천천히 눈을 떴다. 목이 말랐다. 탁자 위에는 반쯤 비어 있는 사과 식초 한 병이 놓여 있었다. 남자는 병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냄새를 맡았다. 시큼한 향. 평범한 사과 식초 냄새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분명 없었던 병이었다. 남자는 병을 내려놓으려다 멈췄다. 라벨 아래쪽에 검은 글씨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한 명. 남자의 손끝이 떨렸다. 그 순간. 띵. 현관문 쪽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휴대폰이었다. 화면에는 발신번호 표시 제한으로 문자가 하나 와 있었다. 네가 마신 것부터 시작이야. 남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이 들고 있던 컵을 바라봤다. 컵 바닥에는 사과 식초가 아주 조금 남아 있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침을 삼켰다.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