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저주 받은 폐하에게 청혼을 받았다 1화
나는 무당이다. 아니 정확히는 무당이었다.
점을 치다 보면 유독 집중이 어려운 날이 있다.
남자가 인사도 없이 불쑥 신당에 들어온 날. 그날도 그랬다. 그는 주식 투자에 대해 물어보았다.
“주식 정리하세요. 지금은 투자가 아니라 허리띠를 조일 때입니다.”
일주일 후, 남자가 한밤중에 급하게 문을 두드렸다.
무턱대고 살려달라 애원하는데 오죽하면 저러나 싶어 연민으로 문을 열어준 게 화근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놈은 품에 숨겨둔 흉기로 내 복부를 사정없이 찔렀다.
“네년 때문에 손해 봤어! 주식을 팔라고만 안 했어도 지금쯤 강남에 건물을 샀을 거라고!”
놈의 눈동자는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내 말대로 돈은 뺐지만, 주식이 계속 상한가를 치자 눈이 뒤집힌 거였다.
그때, 거실에 틀어 놓은 텔레비전에서 뉴스 앵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속보입니다. ……기업의 임상 조작이 밝혀지며 주식 거래가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제약회사의 임상 사기라니. 내 말대로 돈을 빼지 않았으면 한 푼도 건지지 못했을 것이다.
일주일만 더 기다렸어도 내 발치에 엎드려 절을 했을 텐데.
나는 피를 흘린 채 그대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