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벨
취준 3652일차

1화. Z급 헌터의 이력서

취준 3652일 차. 아. 벌써 10년 차다. 누군가는 말한다. "그 정도면 취업을 포기한 거 아니냐?" 맞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헌터니까. 정확히 말하면. Z급 헌터. 이 말을 들으면 대부분 두 가지 반응을 한다. 첫 번째. "와, Z급? 뭔가 숨겨진 최상위 등급인가?" 두 번째. "Z급이면 S급보다 위 아니야?" 맞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Z. 알파벳의 끝. 뭔가 특별해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헌터 등급은 보통 F부터 시작해서 E, D, C, B, A, S. 거기서 끝이다. Z급? 없던 등급이다. 정확히는 측정 오류. 그런데 내 앞에 뜬 판정 결과가 하필이면 Z였다. 그래서 협회에서는 나를 이렇게 분류했다. 특별 Z급. 이름만 들으면 엄청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나마 내가 믿고 있는 전설이 하나 있다. 'Z급이 한 단계 내려가면 S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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