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초콜릿
편의점 앞의 차가운 금속 의자는 늘 그렇듯
엉덩이 한쪽을 무직하게 파고들었다.
밤공기기는 이미 충분히 식어 있었고,
유리창 너머로 비치는 편의점의 형광등 불빛은
세상의 모든 색체를 얄팍하게 씻어내고 있었다.
나는 손에 쥔 작은 초콜릿 포장지를 뜯었다.
은박지 속에서 드러난 초콜릿은 오늘따라 유난히
단단하고 짙은 갈색이었다.
'편의점 옆에서 초콜릿을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곳은 목적지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짧은 쉼터이고,
누군가에게는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
밤의 도피처.
그 소란스럽고도 고독한 경계선에서
나는 초콜릿 하나를 입에 넣었다.
입안에서 서서히 녹아드는 단맛은
혀끝을 타고 넘어와 목구멍 아래로
천천히 퍼져 나갔다.
그것은 오늘 하루 내내 쌓아 두었던
무미건조한 긴장감을 비집고
내게 위로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