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벨
의사가 됐는데 세상이 멸망했다.

1화. 세상 멸망

피똥 싸며 공부해서 겨우 의사가 됐는데, 다음 날 세상이 멸망했다. 하지만 죽어가는 몬스터를 치료해 주자 녀석들이 나를 신으로 모시기 시작했다. * * * "합격입니다." 화면을 보고 오열한 지 딱 24시간. 강남 한복판에 거대한 싱크홀이 뚫리더니 흉측한 괴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던전 시대의 개막이었다. 동시에 사람들은 각성했다. 맨손으로 불을 뿜고 검기를 날리는 영웅들이 탄생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환장할 노릇은 '힐러'의 등장이었다. "의사? 뼈 붙이는데 한 달이나 걸린다고? 힐러님은 1초면 완치인데 장난하냐!" 성스러운 빛 한 방이면 죽어가던 사람도 벌떡 일어났다. 현대 의학은 하루아침에 쓰레기 취급을 받았다. 내 피 같은 의사 면허증도. 결국 대피소에서 쫓겨나 폐허가 된 골목길을 걷던 중이었다.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 밑에서 낑낑거리는 것이 눈에 띄었다. 가슴이 꿰뚫린 채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늑대를 닮은 새끼 몬스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