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벨
귀신을 보기위해서 눈을 감아야한다

1화. 선택

수많은 아이들이 종횡으로 줄지어 섰다. 이곳은 성화대전(聖華大殿). 십 년에 한 번, 신을 모실 무녀를 선발하는 날이었다. 아이들은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단상 위, 흰 비단 예복을 걸친 대신관이 천천히 아이들을 훑어보았다. "재목이 좋은 아이는 누구냐" 곁에 서 있던 사제가 한 아이를 가리켰다. "저 아이옵니다" "오-" 대신관의 눈빛이 달라졌다. 마치 원석 속의 보석을 발견한 사람처럼. 곧바로 아이의 앞으로 다가가 손을 들어 이마에 얹었다. 스르륵. 옅은 금빛 기운이 아이의 몸을 감쌌다. "골격은 흠잡을 데 없고" "발육 또한 뛰어나다" "기파(氣波)는 또래를 압도하는군" 주변 사제들이 감탄을 흘렸다. "천품입니다" "신의 축복을 받은 아이로군요" 대신관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다" "이 아이를 무녀로 삼겠다" 그 순간. 뒤편에 서 있던 한 노사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모든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노사제는 떨리는 손으로 한 소녀를 가리켰다. 맨 끝줄. 낡은 옷을 입은 작은 소녀였다. 왜소한 체구. 메마른 얼굴. 기파는 느껴지지 않았고, 신력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누가 봐도 무녀의 재목과는 거리가 먼 아이. 대신관이 미간을 찌푸렸다. "저 아이가 어쨌다는 것이냐" 노사제의 입술이 천천히 움직였다. "...저 아이는" 그는 침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