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꽃 한철
꽃 한철.
꽃은 피고 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였다
다만 사람들은 몰랐다.
꽃이 사람을 사랑하면, 그 계절이 마지막이 된다는 것을.
*
“저하."
새하얀 손끝이 그의 소매를 조심스레 붙잡았다.
"청하옵건데."
꽃보다도 덧없는 옅은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번졌다.
"소저를 꽃처럼 한철만 사랑해 주시렵니까.”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소저는 이제,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그녀의 숨결은 봄바람처럼 가벼웠다.
곧 흩어질 꽃잎처럼.
“"꽃은 계절이 지나면 지는 법. 소저 또한 그러하옵니다."
"허락하지 않는다."
연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붙잡았다.
소향은 창백한 달 꽃 같은 미소를 머금었다.
"저하의 곁은..."
"...제 생에서 가장 찬란한 봄이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꽃잎 하나가 바람을 타고 두 사람의 사이를 흘렀다.
"그러니."
소향의 고개가 툭, 지는 꽃처럼 힘없이 떨구어졌다.
“부디 저를 잊어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