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벨
귀계에 들면

1화. 죽은 자의 첫 수

사람들은 말한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틀렸다. 죽은 자는 말을 한다. 다만 산 사람이 들을 수 없을 뿐이다. 천명왕조 27년. 북방 변방의 작은 성, 백운성. 그곳에는 오래된 금기가 하나 있었다. "밤에 폐사(廢寺)의 바둑판을 건드리지 마라." 아이들은 그 말을 귀신 이야기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노인들은 알고 있었다. 그 바둑판은 놀이 도구가 아니다. 귀계로 들어가는 문이다. "하아……." 진무혁은 피를 토하며 눈을 떴다. 차가웠다. 땅도. 공기도. 그리고 자신의 몸도. "여긴…… 어디지?" 그는 분명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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