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벨
신의

1화. 머리카락

신에게도 머리카락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자는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알아서는 안 되었다. 신은 무한했고, 완전했고, 변하지 않는 존재라고 인간들은 믿었다. 늙지도 않고, 상처도 입지 않으며, 무엇인가를 잃어버리는 일 따위는 있을 수 없는 존재. 하지만 신에게도 머리털은 있었다. 그리고 그중 362번째 머리털은 특별했다. 아주 오래전, 신이 세상을 만들던 날이었다. 별을 붙이고, 바다의 깊이를 정하고, 인간의 심장에 욕망이라는 불꽃을 심어 넣던 순간. 신은 처음으로 자신의 일부를 떨어뜨렸다. 그것은 손가락 끝의 살점도 아니었고, 눈물도 아니었다. 머리털 한 가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