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퇴사는 갑작스럽게
"나 홀로 멸망한 세상 속에 남겨진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라는 막연한 상상이 현실이 된 지금 나는 단언컨대 그들에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지금 나 혼자서 꿀 빤다고.
***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문을 열고 밖을 바라본 순간, 내 눈에 보인 것은 잿빛으로 물든 거리.
매캐한 연기로 뒤덮인 하늘.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 텅 빈 거리였다.
"망했다…!"
그 풍경을 본 순간 가슴이 미친 듯이 뛰었다.
어쩌지? 버스도 다 끊긴 것 같은데 지각하면 김 부장이 얼마나 또 지랄을 할까?
차도 없어서 걸어가기에는 꽤 먼데. 오늘 프레젠테이션 날이라서 연차 쓰면 분명 전화 와서 한소리 할 텐데. 지금이라도 택시라도 부를까? 빨리 T-택시 앱이라도 켜야...
한참을 끙끙대며 고민을 하며 복도를 돌며 걷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무도 없는 복도. 잿빛으로 물든 거리.
이거 설마…세상이 망한 건?
그러면 나…
"회사 안 가도 되잖아…!"